맥도날드에서 식사를 마치고 잠깐 고민을 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먹었으면 바로 들어가야하지 않을까? 코로나가 날뛰는 이 시국!
하지만 역시... 먹자마자 집에 들어가려니까 뭔가 아쉽다.
그리고 배가 너무 불러서 소화를 시켜야하기도 하고.
소화엔 걷는게 최고지.
그리고 어차피 마스크도 코까지 올려서 썼는데 이대로 들어갈수는 없어.
좀만 돌아다녀보자.
오 맛있어보인다.
맥도날드만 안갔더라면 이 집에서 먹는건데
국밥도 맛있어보인다.
확실히 이렇게 음식사진을 찍어서 메뉴판으로 만들어서 밖에 세워두면 눈이 확 간다니까.
다음에 가봐야지.
음식점 메뉴판을 구경하고 슬슬 걷고 있는데 뭔가 눈에 띈다.
그건 바로!
비둘기 두마리.
요새 내가 산책 나갈때 비둘기 두쌍을 계속 발견하는데 뭔가 신기하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비둘기 두마리를 봤는데 배가 고파서 땅에 뭔가 떨어져있나 정신없이 찾아다니면서 부리로 쪼아대고 있었다.
이 두마리 옆에는 음식물 봉투가 쌓여있었고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끄러니 쳐다보니까 문뜩 생각이드는데 비둘기야 말로 리얼 갱스터 라이프를 살고 있는거 아닌가?
냉정하기 짝이 없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차나 오토바이를 비롯해 온갖 달리는 흉기가 즐비하고 거기에 길고양이처럼 상위 포식자들이 존재하는... 그야말로 오직 먹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뭐 그런 모습? 그러다가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워대고 협력도 하기도 하잖아?
.
.
.
내가 어떻게된건가? 요새 스트레스를 하도 받다 보니까 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드네;
다시 쳐다봤지만 비둘기 둘은 나에게 관심도 없다.
오직 먹이만을 갈구하면서 부리를 바닥에 쪼아댈뿐.
진짜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구나.
비둘기나 사람이나.
잠시 하늘을 보니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다.
그래 이 정도 걸었으면 됬지 뭐.
비둘기 둘은 미세먼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가야겠다.
잘 살아라 비둘기들아.
배가 좀 꺼지니까 살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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