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초코가 왔다.
그런데 이 짜식 처음엔 얌전한 포즈로 날 바라보더니 갑자기 달려들어서 적극적으로 나가자고 어필한다.
모르는 척하고 있으니까 앞발을 치켜들더니 나를 마구 때린다.
크악, 건방진 너구리가 감히...!
그래 나가자 에혀
아, 초코가 왜 깔때기를 쓰고 있냐 하면 며칠 전에 초코 뒷발 부분에 상처가 나 있길래 소독하고 약도 발라주고 나서 씌었습니다.
깔대기를 안 씌우면 핥아대서 약이 금방 사라지거든요
나가기 전에 상처를 보니까 거의 아문 거 같네
깔때기는 벗겨줘도 되겠다.
.
.
.
깔대기를 벗기고 밖으로 나가자 난리가 났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또 말은 더럽게 안 들어요
오라고 그래도 모른 척
초코를 데리고 공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간신히 진정시키고 집으로 가는데...
이 녀석 갑자기 카페 앞에 가더니 기웃기웃거 린다.
맛있는 냄새가 나서 그런 건가?
그런데 이 녀석 의외로 끈질기게 창 밖에서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고 있으면 누가 와서 빵이라도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차가운 도시란다 초코야
초코를 끌고 가는데 이번엔 갑자기 계단으로 가네?
이번에 나에게 가자고 하는 곳은 중국집
너 짬뽕, 짜장면, 탕수육 떙기니?
가자고 말하면서 줄을 끌어도 이번엔 꽤나 버틴다.
집으로 데리고 갈 때 고생 좀 했다.
너 데리고 중국집에 올라가면 누가 먹을 거라도 사줄 거라고 생각하니?
.
.
.
초코와 힘 싸움 좀 하다가 집으로 가니까 기진맥진하더라
초코는 배가 고픈지 순식간에 개밥을 싹 먹었다.
그래 개밥을 먹어 초코야
카페나 중국집 가도 별 볼일 없단다.
가봤자 살만 찌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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