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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와 나

수원시 청소년 문화공원-1, 비 그치자마자 초코와 산책

by 누우면편해 2020. 4. 17.

비가 그칠거 같으면서도 내리다가 또 그칠거같다가 또 쏟아지네

창 밖을 보고 있으니까 묘한 기분이 든다.

비는 주룩주륵 내리고 방안에 있는 내 기분도 좀 우울해지는거 같고...

 

갑자기 인기척이 나서 뒤를 보니 초코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비가 오는걸 아니까 조용한건가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초코는 날 빤히 쳐다본다.

비가 오는걸 초코에게 가르쳐줄려고 초코를 안고 밖으로 나가서 비가 오는걸 보여줬다.

 

이제 알겠니 초코야? 비가 와서 오늘은 밖에 못나간단다.

그런데 이 짜식이 집에 들어와서 내려놓자마자 악을 쓰면서 발버둥친다.

이게 미쳤나 왜 이래???

 

생각해보니까 초코는 나랑 같이 나가서 비오는걸 본 게 아니라 밖의 풍경만 본 거 같다.

이 너구리 같은 개가 진짜!

 

악을 쓰면서 나가자고 우겨대는걸 무시하니까 나에게 달려들어서 바짓자락을 물고 나가자고 성화다.

야, 비가 오는데 어떻게 나가냐고~

 

한참 둘이서 이러고 있었는데 밖을 보니까 비가 또 안오네?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초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오... 이 똥개 진짜 어떡하냐

 

초코를 데리고 가는 곳은 집 근처에 있는 수원시 청소년 문화 공원

여기서 잠깐만 놀면 좀 진정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데리고 가는데...

 

비에 젖은 돌계단을 우다다다 뛰어 올라간다.
돌계단을 뛰쳐 올라갈때마다 힉힉거려서 웃느냐고 혼났네
얌마, 천천히 좀 가자 천천히

 

좀 천천히 가자니까 이 자식 비에 젖은 돌계단을 정신없이 뛰쳐 올라간다.

여기서 이 똥개 때문에 미끄러질 뻔했네 나 참

산책이 그리도 좋니?

나는 힘들다.

 

똥꼬발랄

 

수원 청소년 문화공원에 도착했는데 이 녀석 걸음걸이가 엄청 빠르다.

그런데 역시나... 강아지들이 안보이네

하긴 방금 전까지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 나올리가 있나

 

초코는 빠르게 걸으면서 정신없이 두리번거린다.

니가 강아지들이랑 아는척하고 싶은건 알겠는데 없다니까...

 

크악! 얌마 저기 들어가지마
끄응... 이미 한번 들어갔다 나왔다.

 

내가 잠시 비냄새를 오감으로 느끼고 있는데 이 자식 결국 물웅덩이 발을 풍덩 담궜다가 나왔다.

기분이 좋은지 귀를 접었다 폈다 난리도 아니네

니가 씻어 임마...

 

깜짝이야

 

초코에게 한소리 하고 가려는데 깜짝이야

누가 이 동상에다 이런 낙서를 한거지;

 

빗물이 고여있는 풀밭

 

이왕 초코 발부터 몸통 근처까지 더러워진거 그래 니 멋대로해라~ 하는 마음으로 초코가 가자는대로 가는 도중에 발견한 빗물 고인 풀밭

 

이렇게 보니까 예뻐보이기도 하고... 이래서 초코가 이런데 근처에 가면 발을 담궈보고 싶어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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